- [분석] 송창현 대표 사임으로 불거진 ‘SDV 회의론’ 정면 돌파 엔비디아 박민우·테슬라 밀란 코박 등 글로벌 핵심 인재 잇달아 수혈 정의선 회장 “제조 역량 바탕으로 피지컬 AI 시대 주도할 것”
현대자동차그룹이 최근 불거진 소프트웨어 전략에 대한 우려를 딛고, 글로벌 빅테크 출신의 거물급 인사를 잇달아 영입하며 ‘피지컬 AI(Physical AI)’와 자율주행 시장을 향한 초강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는 단순한 인재 확보를 넘어, 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전환을 가속화하겠다는 정의선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포티투닷 수장 사임’ 위기를 기회로… 인적 쇄신 가속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현대차그룹의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략에는 빨간불이 켜진 듯했다. 현대차 SDV 전환의 핵심 축인 포티투닷(42dot)의 송창현 대표가 갑작스럽게 사임하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현대차의 자율주행 및 소프트웨어 경쟁력에 대해 “심각한 공백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선이 쏟아졌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이 위기를 정면 돌파하는 카드로 ‘글로벌 거물 영입’을 선택했다. 그룹은 엔비디아(NVIDIA) 부사장 출신인 박민우 박사를 첨단차플랫폼(AVP) 본부장 겸 포티투닷 신임 대표로 선임하며 조직 안정과 기술 고도화를 동시에 꾀했다. 박 사장은 컴퓨터 비전 기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의 양산 및 상용화를 주도한 인물로, 포티투닷의 위기설을 잠재울 최적의 구원투수로 평가받는다.

테슬라 자율주행·로봇 주역 ‘밀란 코박’까지 합류
현대차의 공격적인 인재 영입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16일 현대차그룹은 테슬라에서 자율주행 시스템 ‘오토파일럿’과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개발을 총괄했던 밀란 코박(Milan Kovac) 전 테슬라 부사장을 그룹 자문 및 보스턴다이내믹스 사외이사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밀란 코박은 지난 10년간 테슬라의 AI 생태계를 구축한 핵심 리더다. 특히 일론 머스크 CEO가 그가 테슬라를 떠날 당시 SNS를 통해 “함께 일해 영광이었다”며 직접 감사를 표했을 정도로 상징성이 큰 인물이다. 업계에서는 박민우 사장에 이어 밀란 코박까지 합류한 것을 두고 “현대차가 전 세계 AI와 자율주행 분야의 ‘드림팀’을 꾸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조 강점 살린 ‘피지컬 AI’로 승부”… 정 회장의 뼈아픈 반성과 결단
이러한 파격적인 행보의 배경에는 정의선 회장의 냉철한 현실 인식과 비전이 자리 잡고 있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글로벌 기업들에 비해 부족했던 AI 역량을 ‘뼈아픈 반성’이라 언급하며, 할아버지인 정주영 창업 회장의 ‘불굴의 정신’을 강조했다.
정 회장이 주목하는 승부처는 바로 ‘피지컬 AI’다. 소프트웨어만으로는 구현하기 힘든, 물리적 제조 역량과 결합된 AI 시대가 오고 있다는 판단이다. 현대차그룹은 세계적인 자동차 제조 역량에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보틱스 기술, 그리고 이번에 영입된 인재들의 AI·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역량을 결합해 독보적인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시장은 환호… CES 2026 이후 주가 40% 폭등
현대차그룹의 이러한 전략적 자신감은 이미 시장에서 증명되고 있다. 지난 ‘CES 2026’에서 공개된 차세대 휴머노이드 ‘아틀라스’와 AI 고도화 전략은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현대차 주가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올해 들어서만 약 40%에 육박하는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밀란 코박과 박민우 사장 등 글로벌 혁신가들의 합류는 연구실에 머물던 기술을 고객의 일상으로 가져오겠다는 신호탄”이라며 “모빌리티, 제조, 물류를 아우르는 단단한 산업 생태계를 바탕으로 피지컬 AI 시대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진주 더어그로뉴스 기자 (ljj@aggr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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